지나간 날들이 그리울 때
하루하루, 아니 일 분 이 분 쏟아지는 일들을 처리하다가 고개 들어보면 일주일이 후딱 가 있고, 달력이 넘어가 있고. 언젠가부터 사는 게 그렇다. 2004년에 용감하게 회사를 그만두고, 장보기에 심취하고, 빵 구워 먹기 바빴던 그 날들. 그 때도 모처럼 얻은 자유에 머리에 풍선을 매달고 다니는 것처럼 둥실둥실 기분 좋았었는데. 옛날 사진 뒤적이다 보니, 참 그립구나. 작지만 내 부엌, 완벽하지 않아도 내 공간, 내 집, 내 살림, 그런 것들이 김장독에서 갓 꺼내온 얼음 낀 동치미처럼 쨍하게 그립다. 어서, 준서에게도 내가 해 준 음식을 먹여주고 싶다. 아마도 준서는 뭐든 맛있게 먹어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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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즈카페에 간 준서
준서의 눈, 코, 입, 눈썹, 손톱, 발톱, 머리카락은 아빠를 정말 똑닮았습니다. 준서의 튼튼한 체력, 국적을 가리지 않고 잘 먹는 글로벌한 식성, 쉴 틈없이 돌아다니는 바지런함은 절대 아빠를 닮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에미인 저를 닮은 거 같지요. --;;; 아빠처럼 하늘을 향해 두 팔 번쩍 든 머리카락때문에, 머리를 길러 가라앉히느라 더벅머리가 된 최근 준서입니다. 준서를 데리고 방배동에 있는 키즈카페에 다녀왔지요. 아빠 엄마와 함께 외출한지가 너무 오래되어서 그런지, 재밌는 장난감이 많아서 그런지 방방 돌아다니며 너무너무 좋아해서, 보고있는 제가 더 좋아 괜히 코끝이 찡해졌습니다. 준서가 제게로 와 줘서, 세상의 어린아이들이 얼마나 예쁜 존재들인지를 알게 되었지요. 길 가다 보는 낯 모르는 어린 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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