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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gue 5월호 표지와 내 G백 기네스 펠트로가 들고 찍은 광고는 짙은 퍼플이었는데, 유혹을 물리치고 내 눈에 더 예뻐보이는 카키베이지를 고르다. 그런데, 보그 5월호 표지도 내 G백 컬러와 같다니! 음. 예쁜 것을 골라내는 눈이 점점 더 정확해지고 있는 걸까? : ) 더보기
첫 번째 집, 팔다 오늘 집을 팔았습니다. 너무 어렸을 때 겁도 없이 명품 가방 사듯 대책없이 집을 사서... 그 집을 사두고 금전적으로는 손해를 많이 보았지만, 그래도 오손도손 JY와 추억을 많이 담았었지요. 작지만 깨끗했던, 엄마와 내 동생들의 아지트가 되었던, 더 리빙팩토리가 시작되었던 그 집은 이제 추억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항상 내가 가졌을 때에는 그것이 소중한 지 전혀 모릅니다. 시간이 지나고, 어떤 것이 코끝이 시큰해 지도록 그리울 때, 그게 소중했었다는 것을 알지요. 아마 열심히 살고 있는 지금도, 나중엔 눈물이 그렁그렁 차오르도록 그리울 지 모르겠습니다. 참, 지금은 시부모님댁에 얹혀 살고 있지만, 지금도 너무 편하게 생활하고는 있지만, 한편으로는 죄송스럽게도 준서와 JY와 JK만이 함께 하는 시즌 3이 어.. 더보기
눈물이 나려고 했던 연주들 http://netv.sbs.co.kr/sbox/sbox_index.jsp?uccid=10000416974 몇 개월 전 보그에서 부산 소년의 집 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 연주복을 마련해 주었던 기사를 봤었다. 훌륭한 연주에 어울리는 근사한 연주복을 해 준, 스마트 학생복, 디자이너 정구호,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고, 실현시킨 보그, 그들을 위해 연주를 선물했던 오케스트라 단원들. 패션잡지 한 구석에서 모든 이들의 마음이 전해져 두고두고 그 생각이 났더랬다. 우연히 TV에서 이 연주들을 듣고 눈물이 날 뻔 했었다. 서로의 마음이 전해지는 일들은 눈물이 난다. 더보기
후쿠오카 행 일본 후쿠오카에 다녀왔다. 시장조사 겸 준서를 데리고 과연 집을 떠나 숙박을 할 수 있는지 대한 궁금증도 생기고 해서. 후쿠오카는 도쿄보다도 훨씬 작은 도시 같은데, 회사들이 참 오래 살아남고 있다. 1700년대에 생긴 회사, 360년 된 회사, 보통 몇 백 년 된 회사다. 부러워서 배가 아프다. 우리나라에도 전쟁이 비켜갔다면, 그런 회사 참 많을텐데. 외국 나갔다가 올때마다 느끼지만, 그래도 우리나라 사람들 정말 대단하다.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은 산세만 드높은, 메마른 조그마한 땅덩이. 자원도 없고, 돈도 없고, 관광자원도 없는, 정말 아무 것도 없는 곳에서 세계 10위권의 경제 성적이라니. 아빠 세대들이 열심히 일해서 일궈 놓은 것으로 먹고 사는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우리 세대들, 그 다.. 더보기
18개월의 권준서 준서랑 같이 산 지도 벌써 3년째인데, 준서가 어떻게 자라고 있는지가 벌써 기억이 안나기 시작했다. 12개월 즈음에 걸었던 것 같기는 한데, 언제부터 기었는지를 모르겠고, 이유식을 언젠가부터 하고 밥을 먹기 시작한 것 같은데, 그것도 잘 모르겠다. 요즘은 18개월인데, 아주 잘 뛰어 다니고 말은 제법 알아듣는 것 같다. 그러나, 알아들으면서도 못 알아들은 척 뺀질거리기 시작했다. 싫은 소리를 하면 발바닥을 탭댄스하듯이 당당 발을 굴러대고, 좀 더 심해지면 바닥에 앉아 다리를 동동 굴러댄다. 아침에 엄마가 출근할 때면, 허리를 굽혀 인사하고, 빠빠이 한다음에, 두 손을 머리에 올려 사랑해~ 한다. 준서에겐 인사는 이 세 가지 동작이 전부 한 세트인 것 같다. 길 가며, 자기가 알고 있는 사물은 그 대답이 .. 더보기
재봉틀 JY에게 내기에 이기고서 득의양양하게 재봉틀 구입에 대한 결재를 받아냈습니다. ㅋㅋ 브라더, 싱거, 라이온 등등의 브랜드를 두루두루 섭렵하다, AS가 잘 된다는 브라더 미싱으로 결정. 한참의 망설임 끝에 결정한 모델은 이노비스 30이라는 모델로, 가정용 미싱 중에서는 꽤 상위 모델입니다. 모터 소리가 생각보다 작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아직 초보 운전이라, 능수능란하게 재봉틀을 다루려면 시간이 좀 필요하겠지만, 그래도 만들어 낸 앞치마 한 개. 제가 연습용으로 만든 앞치마는 카페에서 쓰일 예정입니다. 하하. (빨리 더 만들고 싶으나, 좀처럼 시간이 나지 않는군요.) 재봉틀 앞에서서 아쉬워만 하는 요즘입니다. 참, 인터넷 가격보다 대리점으로 전화하셔서 가격을 문의하시는 편이 좀 더 유리합니다. 저는 이곳에서.. 더보기
월간 디자인 4월호 & 8번째 결혼기념일 가로수길에 있는 디자이너들의 고군분투기를 담은 섹션에 등장했습니다. 촬영날 오셨던 기자님과 사진기자님 등등 분위기가 좋았었는데, 사진까지 출력해서 밀착본을 보내주셨습니다. 정말 감동!!! 이런 일이 종종 있는 일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저는 처음이었다구요. 그런데, 어우. 저는 이 사진들이 왜 그렇게 마음에 드는걸까요. 특히, 저는 유난히 사이가 '좋아보이는' 왼쪽 상단의 사진이 마음에 드나, 실제 책에는 왼쪽 하단의 사진이 나갔습니다. 2009년 3월 31일은 JY와 JK가 무사히 8년을 지낸, 8번째 결혼기념일이기도 합니다. 우아. 실증을 잘 내는, 인내심이라고는 45분짜리인 제가, 한 남자와 자그마치 8년을 살다니요! 젊은 날에는 열렬히(?) 사랑하는 마음으로 같이 살게 되었지만, 조금 덜 젊은 요즘.. 더보기
overlap 사진 속에 비친 것은 카페의 빨간 스탠드, 가지런한 물컵, 벌써 일 년이 다 되도록 살아있는 산세베리아 그리고, 누군가에 테러 당해 팔이 부러져버린 투명한 짝궁 비너스 체어를 떠나보낸 채 혼자 쓸쓸히 남아 있는 Venus (by Origlia Sergio Giobbi) 레드 체어 The light one, 올 봄 초유행 보라색 필립스탁 고스트 체어 민트 레드의 블라인드 약 한 시간 반 쯤 걸려 촘촘히 적어 넣은 카페 메뉴 칠판 by JK 낭만적인 봄비로 젖은, 최홍만처럼 큰 커피샵 스미스네의 세로로 긴 유리창. 그리고 나. 곳곳은 시간을 담고, 봄비같은 추억으로 스물스물 젖어든다. 더보기
알약들 어제부터 유난히 피곤하게 느껴지더니, 오늘 아침에는 위장의 움직임이 멈춘 것처럼 울렁울렁 지끈지끈.. 결국 조퇴하고, 링거 맞고 약 타왔지요. (톱스타처럼 병원 침대에 누워 링거 맞는 사진을 한 장 쩍어왔어야 했는데! ) 의사 선생님 말씀으로는 밤에 먹지 말고, 커피 마시지 말고, 스트레스 받지 말고, 규칙적으로 식사를 하라시는데 음... 역시 저는 그 말씀을 모두 어기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회생불가능하게 고장난 것이 아니라 다행이지요. 먹을 약들이 하나 둘 추가되는 걸 보면, 아.. 내 몸체는 이렇게 낡아가는구나 싶어 씁쓸합니다. 조만간 섬세한 건강검진도 받아봐야 겠습니다. 더보기
제각각 살아가는 방식은 모두 다 제각각이다. 션과 정혜영씨네 부부는 기부하는 걸 취미생활처럼 즐겁게 하는 것 같고, 개그우먼 김지선씨네는 넷째 아이를 가졌다 한다. JY는 내가 갖고 싶었던 밍크조끼를 절대 안 사주더니, 카페에 온 동창이 밍크조끼 입고온 걸 보고 당장 사라고 했다. 우리 동네 어떤 아주머니는 일년에 대기업 과장 연봉만큼을 백화점에 가서 쓴다고 한다. 그리고, 그 사실을 동네 사람들이 다 안다. 우리 엄마는 딸네 부부에게 홍삼엑기스를 만들어 보내준다. 우리 어머니는 하루도 빼지 않고 매일 밤 촛불을 켜고 기도를 하신다. K군네는 유명한 옷 쇼핑몰을 하면서 우리 카페에서 일을 하고, B군은 유망한 차세대 독립영화 감독이면서 우리 사무실에서 알바를 한다. 또다른 B군은 자기 브랜드를 가지고 작업을 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