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임신

9개월 한복판 벌써 9개월하고 한복판에 접어들었습니다. 아가는 이제 뱃속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며, 나도 사람이다!! 라고 의사표현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맛없는 음식을 먹으면 싫어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신나하고, 자고 있을 때 자신의 공간이 침해 당한다 싶으면 아주 심하게 발로 뻥뻥 찹니다. 내 배 안에 뭔가의 생명체가 꿈틀대는 기분, 아는 사람만 알 수 있겠지요. :) 클래식 음악을 많이 들려주지도 못 했고, 낮잠도 잘 못 자고, 먹고 싶을 때 먹고 싶은 걸 많이 주지도 못 했고, 동화책을 많이 읽어주지도 못 했고, 하루하루 날짜는 가는데 변변한 일기 한 장 사진 한 장 남겨주지 못 했지만, 원하는대로 모두 다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아침 7시면 꼼질꼼질 일어나서 나를 깨우는 .. 더보기
처음으로 산 강아지 '것' 강아지. 네게 필요한 게 뭐가 있는지 엄마는 잘 몰라. 작은 이모님께서 네 사촌 누나 형이 썼던 것들을 풀세트로 주셨고, 고모님께서 네 사촌형들이 입었던 옷들도 많이 주셨거든. 정말 없는 게 없어서 엄마는 참 고맙게 생각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우리 강아지한테 좀 미안한가?' 하는 생각이 들었단다. 엄마와 아빠가 너에게 새 것을 사주려고 마음 먹으면 얼마든지 사 줄 수 있지만, 있는 것들을 모하러 또 사나 싶어서 지금까지 우리 강아지 '것'은 하나도 사질 않았거든. 그래도 우리 강아지 태어나서 집으로 오는 날, 새 옷으로 싹 입혀 데리고 오고 싶어서 오늘 배냇저고리랑 모자랑 속싸개랑 새로 사 왔단다. 너무 귀여운 우주복과 모자 세트도 자꾸 눈에 밟혀 함께 사 왔고. 혹시라도 네가 섭섭해 할까 싶어, 백.. 더보기
7년 된 부부 결혼한 지 햇수로 7년 째. 결혼한 지 햇수로 벌써 7년입니다. 솔직히, 결혼할 때에는 '모, 해 보고 아니면 말지 뭐.'라는 겁없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살아보니 정말 어린 나이에 큰 결정을 했고, 겁이 정말 없었구나 싶습니다. 만 6년이 훌쩍 넘은 지난 세월 동안, 우리 부부에겐 많은 일들이 있었고, 다행히 서로 마음 맞춰 열심히 살아 하루하루 나아지는 생활이 아닌가 싶습니다. 올해 초에는 jy는 파리에서 근무하고, jk는 겸사겸사 메종 드 오브제를 보러갔다가 아가가 온 것을 알고 붙들려서 한 달 동안 방에서 뒹굴뒹굴. 방안에 있는 빨간 소파에 누워 출근하는 남편을 보고, 또 퇴근하는 남편을 보고 했지요. 한국에 회사를 너무 오래 비울 수 없는데다가, 아가도 안전하게 함께 와야 하겠기에 비즈니스 클래.. 더보기
비싸게 구는 강아지 자식 그렇게 얼굴을 보여줘야 한다고 되풀이 해서 말했건만, 어제도 일부러 옆으로 누워 잤건만, 오늘도 베개에 파 묻듯 얼굴을 집에 묻어 버리고 안 보여주는 되게 비싸게 구는 강아지 자식. 처음으로 밉더라. 아무리 내 맘대로 안 된다지만, 너무 하잖아. 지난 주에 2시간이나 기다렸더니, 겨우 궁뎅이만 보여주더니 이번 주에도 2시간이나 기다렸는데 발바닥 한쪽이라니. 너 진짜 너무 하는 거 아니야? 미워. 강아지. P.S. 이 기사에 따르면 나는 교과서처럼 진행되고 있는 체중 증가가 양호한 날씬한 편인 임산부인데, 뎅뎅 부어 굴러다니고 있으니, 거참. 낯선 몸무게, 낯선 D라인. ~17주 산모의 정상적인 체중증가 : 2.5~4.5kg ~18주 산모의 정상적인 체중증가 : 4.5~5.8kg ~21주 산모의 정상적인 .. 더보기
무치 유모차는 JY 담당이지만, 아무래도 같이 사는 사람인지라 덩달아 함께 보게 됩니다. ^^;;; 최근 물망에 오른 무치 제품. 네델란드 브랜드라고 하는데, 많이 크지도 않고, 바퀴도 네 개고, 쇼바(?)도 있어서 좋아보인다고. 한시적으로 아가용품을 넣을 수 있는 테크닉한 배낭을 준다고 해서 솔깃. ^^ 더보기
에릭 스테이크하우스 정자동 정자동에 새로 생긴 에릭 스테이크하우스. 프레쉬니스버거를 먹으러 가려다가, 점심부터 먹고 싶었던 햄버거 스테이크에 꽂혀버렸습니다. 강아지가 7개월 말에 접어들면서, 고기와 아주 단 음식과 기름진 음식들이 많이 당기더군요. 마음으로는 날씬한 임산부가 되고 싶었으나, 참 마음대로 되지 않습디다. 동생이 조카를 가졌을 때 앉은 자리에서 노래방 새우깡을 다 먹었다 해서 놀랐는데, 모 그 정도는 저도 가뿐히 해 낼 수 있겠더라구요. ^^ 어쨌든 오늘은 햄버거 스테이크를 먹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1인당 13,000원. 부가세는 별도입니다. 저야 아가가 먹고 싶어하는 음식이니 접시를 싹싹 비웠으나, 느끼한 음식을 먹으면 머리 아프다는 JY는 역시나 큼직한 한 덩어리를 남겼습니다. 우리 아가는 고기를 참 좋아하는 것 .. 더보기
강아지 파리에서 생겼냐는 질문을 많이 받지만, 그저 파리에서 알게 된 아가입니다.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외치던 지난 세월이 무색하게도, 아가가 생긴 사실을 알자마자 마냥 느끼게 되는 행복한 기분. 호르몬이 만들어내는 화학 작용때문이라고 굳이 우겨봅니다. ^^;;; 우리 아가는 '강아지'라는 태명으로 부르고 있고, 입덧 증세가 있던 파리에서의 울렁이는 한 달, 제영이 없는 한국에서의 좀 힘들었던 한 달, 제영이 있는 한국에서의 매우 편안했던 한 달, 또 제영이 없는 불편하고 섭섭한 한 달 째를 보내고 있으며, 벌써 5개월이 끝나갑니다. 강아지는 꼼질꼼질 툭툭하며, 제가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사뭇 일깨워줍니다. 이제 반쯤 지나온 긴 여정. 마지막까지 건강하고, 무사하게 보낼 수 있기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