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우리 시어머니는 저 대신 제 아들 준서를 키워주십니다. 주변 다른 어머니들이 왜 힘들게 손주를 키워주느냐고 클레임을 하셔도, 우리 어머니는 한결같이 이렇게 이쁜 손주를 어떻게 남의 손에 맡기냐고, 금이야 옥이야 귀해서 내가 키운다고 해 주십니다. 10키로가 넘어서 뚱뚱한 우량아 준서, 제가 업어도 돌덩이처럼 무거운데, 하루 종일 업고 집안일 하시면서도 힘들다 한 번 안 하십니다. 지친 얼굴이 분명하신데도, 항상 괜찮다, 어서 나가라. 하시는 어머니, 아침도 챙겨 주시고, 저녁도 챙겨 주시고, 어머니가 저 몰래 드시는 약이 하나 두 개 늘어가는 것만 같아 가슴이 아픕니다. 이렇게 받은 사랑, 어떻게 갚을 수 있을까요. 눈 맞추고 웃어주는 준서를 뒤로 하고 일하는 마음, 지친 얼굴의 어머니를 뒤로 하고 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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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10주 째
처음에 우리집에 왔을 때에는 팔다리가 나무젓가락 같아서 안기도 아슬아슬하더니, 지금은 목도 겹치고, 팔도 겹치고, 허벅지 사이사이도 겹치는 튼튼한 스모선수가 되었습니다. 처음에 집에 와서는 기운이 없어 잠만 자서 잠시 '천사 아기'인가 헛갈리게 하더니, 곧 기운이 너무 좋아 밤새 찡찡 대는 아이로 변신, 애 좀 먹었습니다. 이제는 눈도 맞추고, 기분이 좋으면 살짝 웃는 것 같기도 하고, 밤에 잠도 네 시간씩 자 주고, 우유도 한 번에 쭉쭉 먹고, 똥도 하루에 한 번 싸고, 아주 모범생입니다. 조그맣게 태어난 녀석이 엄청 먹어대더니, 이제는 표준 체중과 표준 키에 아주 근접하구요. 그동안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와 적응하는 기간이었다면, 이제 준서는 세상과 적응하는 일을 시작해야겠지요. 카시트, 유모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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