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지난 준서와 멜라민
우리 준서는 이제 돌 지났는데, 벌써 11.2키로입니다. ㅋㅋ 키는 겨우 76센티미터 밖에 되지 않습니다. 밥을 어찌나 잘 먹어대는지, 이제 분유는 잘 안 먹습니다. 그 녀석에겐 시시한 거죠. 할머니께서 끓여주신 김칫국에, 달걀프라이에, 쑥개떡에, 복숭아에 아주 못 먹는게 없습니다. 심지어 얼마전에는 새빨간 가자미 식혜를 달라고 조르는 바람에, 매운 국물 한 젓가락 찍어 줬는데, 입맛을 다시며 또 달라고 해서 아주 난감했습니다. 저렇게 잘 먹는 아기는, 35년 사는 제 생에서 처음 봅니다. 덕분에 아저씨 배처럼 툭 떨어지는 배를 가졌지만, 그래도 골골 아프지 않으니 너무 감사한 일이지요. 준서는 엄마 회사에서 만드는 멜라민 그릇에 담아 밥을 먹습니다. 수저도, 포크도 민둥민둥 둥글어서 마음 놓고 쓰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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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10주 째
처음에 우리집에 왔을 때에는 팔다리가 나무젓가락 같아서 안기도 아슬아슬하더니, 지금은 목도 겹치고, 팔도 겹치고, 허벅지 사이사이도 겹치는 튼튼한 스모선수가 되었습니다. 처음에 집에 와서는 기운이 없어 잠만 자서 잠시 '천사 아기'인가 헛갈리게 하더니, 곧 기운이 너무 좋아 밤새 찡찡 대는 아이로 변신, 애 좀 먹었습니다. 이제는 눈도 맞추고, 기분이 좋으면 살짝 웃는 것 같기도 하고, 밤에 잠도 네 시간씩 자 주고, 우유도 한 번에 쭉쭉 먹고, 똥도 하루에 한 번 싸고, 아주 모범생입니다. 조그맣게 태어난 녀석이 엄청 먹어대더니, 이제는 표준 체중과 표준 키에 아주 근접하구요. 그동안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와 적응하는 기간이었다면, 이제 준서는 세상과 적응하는 일을 시작해야겠지요. 카시트, 유모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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