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私/JK's Diary

한 숨 더디게


 

꽃게철엔 싱싱한 꽃게로 좋아하는 간장게장 한 독 담가 놓고,


노랗게 여문 달큰하고 아삭한 알배추로 겉절이도 해 먹고,


짜지 않은 구수한 콩된장 담가 먹으며


꽃밭에는 허브 심어 한 잎 두 잎 스테이크 위에 얹어 구워 먹고,


그리고 짹짹 새울음 소리 들으며 도르륵 도르륵 재봉틀 돌려


바삭한 린넨으로 앞치마 해 입으며


흘러내린 머리카락이 말갛고 뽀얀 햇살에 닿아 그림자를 느끼며


까슬하게 깨끗한 마루바닥에 준서랑 깔깔 웃으며 뒹굴고


그러다 출출하면 노란 고구마 구워 먹으며


그렇게 한 숨 더디게 살고 싶다.